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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도반 / 이화은 눈 내린 산길 혼자 걷다 보니 앞서 간 짐승의 발자욱도 반가워 그 발자욱 열심히 따라갑니다 그 발자욱 받아 안으려 어젯밤 이 산 속엔 저 혼자 눈이 내리고 외롭게 걸어간 길 화선지에 핀 붓꽃만 같습니다 까닭없이 마음 울컥해 그 꽃발자욱 꺽어가고 싶습니다 짐..
사랑의 우화 - 이정하 내 사랑은 소나기였으나 당신의 사랑은 가랑비였습니다. 내 사랑은 폭풍이었으나 당신의 사랑은 산들바람 이었습니다. 그땐 몰랐었지요. 한때의 소나긴 피하면 되나 가랑비는 피할 수 없음을. 한때의 폭풍이야 비켜가면 그뿐 산들바람은 비켜갈 수 없음을...
흠 한 점 없는 완전함과 모든 흠까지 껴안은 온전함 겉 모습보다는 속 마음이 예쁘야 될낀데~~ 나뭇잎이 벌레 먹어서 예쁘다. 귀족의 손처럼 상처 하나 없이 매끈한 것은 어쩐지 베풀 줄 모르는 손 같아서 밉다 떡갈나무 잎에 벌레 구멍이 뚫려서 그 구멍으로 하늘이 보이는 것은 예쁘다 ..
테니슨의 백조의 노래(Crossing the Bar) -<모래톱을 넘어서>- 해는 지고 저녁 별 반짝이는데 날 부르는 맑은 음성 들려오누나 나 바다 향해 머나먼 길 떠날 적에는 속세의 신음소리 없길 바라네 움직여도 잠자는 듯 고요한 바다 소리거품 일기에는 너무 그득해 끝없는 깊음에서 솟아난 물..
詩를 읽다가 마음에 와 닿아 글쓴 이를 확인하면 이정하네 전생의 인연인가 ♧ 사랑은 그렇게 또 하나의 외로움이었다 ♧ 사랑이 비켜 갈수 없는 사람들의 몫이라면 외로움도 지나쳐 갈수 없는 사람들의 몫 사랑하기 위해 외로워하는 건 아니다 그리워하기 위해서 사랑하는 것이 아니듯..
행복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 한밤중에 한밤붕에 까닭 없이 잠이 깨었다 우연히 방안의 화분에 눈길이 갔다 바짝 말라 있는 화분 어, 너였구나 네가 목이 말라 나를 깨웠구나 나태주 시인을 말할때..
너를 기다리는 동안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글. 김광섭, “저녁에” 그림. 김환기,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저녁이라는 시간을 배경으로, 별과 나의 만남과 헤어짐을 담담하게 말하고 있다. 자연 현상 속의 변화를 만남과 이별 그리고 새로운 만남의 지향이라는 문제와 연관 지어서 공감의 폭을 넓혔다. 인간 존재에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