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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그들은 왕이고 싶다

조만불 2014. 3. 25. 12:51

 

 

 

현관문을 열자마자 남편은 거의 탈진(?)상태에서

거실소파를 향해 자기 몸뚱이를 마치 헌신짝처럼 내 던졌다.

그리고는 만사가 귀찮다는 듯 인상을 구기면서 돌아누웠다.

요 며칠 남편의 행동은 유별났다.

도대체 왜 이러느냐고 물었다.

 

- 하루 종일 격무에 시달리다보니까 피곤해서란다.

그래서 집에 들어오면 누구의 간섭도 없이 푹 쉬고 싶단다.

 

- 제대로 된 ‘집밥’을 먹고 싶어서란다.

된장찌개가 보글보글 끓는 식탁에서

하얀 쌀밥 듬뿍 떠서 김 얹어 훌훌 불어가며 먹고 싶어서란다.

 

- 자기한테 단 몇 분간만이라도 말 시키지 말란다.

잔소리도 심부름도 시키지 말란다.

내 집에서 내 맘대로 이리저리 뒹굴고 싶다고 했다.

 

남편은 마음속에 웅크리고 있던 말을 한꺼번에 다 토해냈다.

이해한다.

거친 사회생활에서 지친 남자들이

가정에서만이라도 누구 간섭 없이 자유스럽게 보내고 싶어 한다는 것을…

그러나 그것은 잘못생각한 자기만의 이기주의다.

왜 그들은 결혼을 원했을까?

혼자서 자유를 누리며 편히 살고 있을 것이지.

솔직히 말해볼까?

남자, 그들은 왕이고 싶었던 것이다.

자신만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아내’라는 하인을 옆에 두고 편생을 누리고 싶었던 것이다.

이것이 남자들의 본심일지도 모른다.

 

끝으로 한마디만

 

그렇다면

집에 있는 주부들은 아무런 생각이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