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글

분홍꽃 팬티~~정일근

조만불 2014. 3. 19. 23:17

 

 

 

 

분홍꽃 팬티

                   정일근

 

 

어머니 병원 생활하면서

어머니 빨래 내 손으로 하면서

칠순 어머니의 팬티

분홍 꽃 팬티라는 걸 알았다

 

어머니의 꽃피던 이팔 청춘

아버지와 나눈 사랑의 은밀한 추억

내가 처음 시작된 그곳

분홍 꽃 팬티에 감추고

사는 어머니도

여자라는 사실 알았다

 

어느 호래자식이

어머니는 여자가 아니라고 말했나

을 초월하는 거룩한 존재라고

사탕발림을 했나

 

칠순을 넘겨도

팔순을 넘겨도

감추고 싶은 곳이 있다면

세상 모든 어머니는 여자다

 

분홍 꽃 팬티를 입고 사는

내 어머니의 여자는

여전히 핑크 빛 무드

 

그 여자 손빨래하면서

 

내 얼굴 같은 색깔로

분홍 꽃물 드는데